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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여자친구는 서울 쪽에 살고 있고, 저는 부산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틀 전이 300일이라 제가 서울로 올라가서 같이 놀았는데요.
한강공원에서 저녁 늦게 치킨에 맥주 한 잔 걸치고 영등포 시장 쪽에 있는 모텔에 가서 묵기로 했습니다.
어떤 모텔인지는 확실히 말씀드리기는 애매하고요.
여하튼 갔는데 특실이 6만 원이고 기본방이 5만 원 하더군요.
그냥 더위에 지치고 피곤해서 뭐 필요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기본방을 잡으려는데
거기 카운터 직원분이 자꾸 6만 원 방을 추천해 주는 겁니다.
저는 필요 없다고 5만 원을 건네면서 계산을 하려는데
직원분이 "5만 원 현금으로 하셨으니 방 업그레이드 해드릴게요.. 607호로 가세요"라고 하고 특실을 줬습니다.
그냥 특실 주니까 좋다는 생각이 들어서 엘리베이터 타고 6층으로 올라갔죠.
607호는 그런데 저 구석 끝방이더라고요 옆에 바로 창고 있고
들어가니까 방도 깔끔하고 시설도 좋아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가서 여자친구랑 저는 샤워하고 나와서 모텔에 있는 PC로 영화를 봤더랬죠.
영화 제목이 인디 뭐 어쩌고 한 공포 영화였는데 그나마 있는 영화 중에 평점이 높아서 봤습니다.
영화를 보고 있던 중에 여자친구는 피곤한 지 벌써 살짝살짝 졸고 있더군요.
제가 담배를 계속 끊다가 다시 태우게 되었는데 여자친구한테는 비밀이었던지라
여자친구 잠든 김에 담배 한 대 몰래 태우고 오면 딱이었습니다.
영화를 정지시켜 놓고 잠시 나가서 엘리베이터 앞에서 담배를 태우고 다시 방에 들어갔는데
소름이 돋았던 게
분명 정지시켜 놨던 공포영화인데 귀신 나오는 장면이 무슨 렉 걸린 듯이 계속 반복되는 거예요.
그리고 문 여는 동시에 걸어놨던 옷이 털썩하고 떨어지더군요. 창문도 안 열어놨고 에어컨만 켜놨는데.
그리고 반복되는 공포영화의 장면이 무서워서 PC를 끄는데 생각을 해보니
스피커는 켜져 있는데 소리는 안 나오고 영상만 반복되는 게 뭔가 소름이 돋더군요.
워낙 무서워서 담배냄새고 뭐고 여자친구를 흔들어 깨웠는데
여자친구가 일어나자마자 여기서 나가자고 여기서 자기 싫다면서 급하게 자기 짐을 챙기는 겁니다.
일단 저도 옷을 걸치고 따라 나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데
여자친구가 하는 말이 "오빠 담배 피우고 들어왔지"라고 하는 거예요.
사실 전 속으로 한편으론 여자친구가 자는척하고 저를 골탕 먹이려고
이런 이벤트를 준비했나 싶어 다행이다 싶었는데
이어지는 여자친구 말이
"나 피곤해서 잠들었는데 꿈에서 오빠가 나가는 거 까지 느꼈다. 근데 오빠가 나가자마자
이상한 여자가 한 명 들어오는 소리가 나더니 미친 듯이 웃으면서 방을 돌아다니더라.
계속 웃으면서 돌아다니는데 나는 정신은 들지만 몸이 꼼짝달싹 못하겠더라.
그리고 오빠가 다시 들어올 때
끼야 악하고 비명소리가 들렸는데 그 비명소리가 방밖으로 나가는 게 아니라 방구석 모서리에서 들렸다.
그래서 나가자고 한 거다.
아직 안에 있는 것 같다."
그 말 듣고 소름 돋아서 엘리베이터 밖으로 나오면서 바로 사람 많은 거리로 여자친구랑 나왔네요 ㅠㅠ
영등포역 앞에 있는 맥도널드에서 밤샜어요.
여하튼 좋은 기억은 아닌 거 같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