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외갓집은 나가노의 산골짜기에 있다.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여름방학에 외갓집으로 놀러 간 적이 있었다. 그곳은 산 속이라 산이랑 논밭 밖에는 없고, 사람도 별로 안 사는 마을이었다. 아침저녁으로 버스가 2번 왔다 가는 것 외에는 다른 교통수단도 없는 완전한 벽지였다. 평소라면 그런 시시한 곳에는 가지 않았겠지만, 그 해만큼은 친한 친구가 가족 여행을 떠나는 바람에 나도 부모님에게 끌려 나서게 됐던 것이다.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너무나 심심했다. 가게에서 과자라도 사 먹으려고 해도 가장 가까운 슈퍼까지 차를 타고 1시간은 나가야 하는 곳이었다. 그나마도 아버지는 [모처럼 푹 쉬려고 왔으니까 너도 그냥 쉬어.]라고 하실 뿐이었다. 딱 한 가지 다행이었던 것은 옆 집에 나랑 동갑인 남자아이가 놀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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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3. 20. 09:51